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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금리 단기 급등=불황…월가 "내년 경기침체"

2023.10.25 11:11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당히 조심스럽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1970년대에 가깝다".(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은 비관적이다".(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최근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월가에서 경기침체의 전조 현상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1980년대 고강도 긴축에 따라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뒤 불황이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美 국채 수익률 단기 급등은 침체 전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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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20년 이후 최근 3년간 4%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2020년 8월만 해도 0.5% 수준이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장중 5%를 돌파해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5%를 넘어섰다가 현재 4.8% 선으로 내렸다.



 

미 국채 금리는 지난 3년여간 4% 넘게 오르며 1980년대 이후 최대 수준의 상승 폭을 기록하고 있다. 1980년대는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강도 금리인상에 나선 시기로, 당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까지 올랐다. 그 결과 1980년 기준으로 3년간 국채 금리 상승 폭은 6%포인트, 1981년 기준으로는 7%포인트에 달했다. 제롬 파월 현 Fed 의장도 볼커 전 의장처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0~0.25%였던 기준금리를 11차례 인상해 5.25~5.5%까지 전례없는 속도로 끌어올렸고 향후 고금리 장기화 시대가 열릴 것을 예고했는데, 이 여파에 따라 국채 금리는 단기간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에 연착륙 기대감이 널리 번지고 있지만, 과거 채권 수익률이 단기간 급등한 뒤 불황이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년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상승폭이 6~7%에 달했던 1980년과 1981년 미국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졌다. 미 경제는 1980년 1~7월에 불황에 빠졌다가 다시 회복되는 듯했지만 1981년부터 1982년 중반까지 다시 불황에 진입했다. 고금리가 가계·기업의 차입비용 급증, 소비 부진, 투자·일자리 감소로 이어진 결과다. 현재 Fed가 고물가와 씨름해 전례없는 금리인상에 나선다는 점은 1980년대와 비슷한데도 시장에서는 탄탄한 고용과 소비를 바탕으로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 국채 수익률이 지나치게 빨리 상승했을 때 미국은 연속으로 경기침체에 빠졌다"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올해 3분기 경제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시장은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 하지만 1980년대 통화정책은 두 차례의 불황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애틀랜타 연은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전망치를 종전 5.1%에서 5.4%로 상향했다.




'월가 황제' 다이먼 "Fed 100% 틀렸다…내년 경제 우려"



 

월가 거물들도 경기악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향후 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예측이 엇갈리지만 경기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점점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금리가 7%를 넘어설 수 있다고 예고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서밋’ 행사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18개월 전 내놓은 경제전망이 100% 틀렸다"며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가 초래할 경제의 부정적 여파를 중앙은행과 정부가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과소평가하며 긴축 대응에 늦었던 Fed를 비판하면서 정부와 통화당국이 경제 불확실성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현 상황이 막대한 부채, 방만한 재정지출, 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으로 요약되는 1970년대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1979년 취임한 볼커 전 의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시 기준 금리를 19%까지 인상했고, 고강도 긴축 이후 미국 경제에는 심각한 침체가 찾아왔다. 다이먼 CEO는 특히 금리가 7%를 넘어설 수 있는 잠재적 시나리오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든, 오르지 않든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수익률 곡선이 1%포인트 상승하더라도 나는 이에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더 오랫동안 더 높은 금리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매우 심각하다.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포럼에서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CEO는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이 "비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보게 될 통화정책은 세계에 더 큰 여파를 미칠 것"이라며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는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 공매도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고 밝혀 향후 금리 하락을 예상했다. 미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며 국채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인데 내년 경기악화를 전망한다는 점에서는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다이먼 CEO와 같은 견해다. '채권왕'으로 유명한 빌 그로스도 엑스를 통해 최근 지방은행들의 붕괴, 오토론 연체율 등을 지적하며 "올해 4분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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